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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17년 만의 트로피, 손흥민이 완성한 ‘무관 탈출’의 대서사시

퐉두 2025. 5. 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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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7년. 토트넘 홋스퍼와 그 팬들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기다림이었다. 2008년 리그컵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던 토트넘이 마침내 2024-25 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며 무관의 긴 터널을 뚫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순간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2010년대 토트넘 전성기를 이끌던 ‘DESK 라인’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주장 완장을 차고 트로피를 들어올린 손흥민의 스토리는 구단과 한국 축구 모두에 길이 남을 전설이 됐다.

 

토트넘 유로파리그 우승의 드라마틱한 과정

2024-25시즌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7위에 머물며 강등권 위기까지 겪었지만, 유럽 무대에서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조별리그부터 강호들과의 혈투를 거쳐 결승에 오른 토트넘은, 2025년 5월 21일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숙명의 한 판을 치렀다.

<양 팀의 주장>

 

결승전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이 파페 사르의 크로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이 맨유 수비수 루크 쇼를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 한 골이 결승골이 됐다. 이후 맨유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토트넘은 골키퍼 비카리오의 선방과 판 더 벤·로메로의 철벽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 22분, 주장 손흥민이 교체 투입됐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그의 리더십과 존재감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은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손흥민, DESK 라인의 마지막 주자에서 ‘토트넘의 전설’로

2010년대 토트넘의 상징은 단연 ‘DESK’ 라인(델레 알리, 에릭센, 손흥민, 케인)이었다. 이들은 2016-17시즌 팀 득점의 69%를 책임질 만큼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알리, 에릭센, 케인 모두 팀을 떠났고, 손흥민만이 끝까지 남았다.

<헤리케인, 손흥민, 델리알리, 에릭센>

 

해리 케인은 트로피를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결국 리그 우승을 경험하게 되었다. 손흥민도 10년 넘게 토트넘에 헌신하며, 마침내 주장 완장을 차고 팀에 첫 유럽 트로피를 안겼다. 이는 단순한 개인 커리어의 완성이 아니라, 토트넘 역사상 가장 헌신적이고 상징적인 선수로 남게 됐음을 의미한다.

손흥민 커리어의 결정적 순간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453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대 최다 출장 6위, 최다 득점 5위, 최다 도움 등 수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호골, 2021-22시즌 득점왕, 올해의 골 등 숱한 영예에도 불구하고, 늘 ‘무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16-17 프리미어리그 2위, 2018-19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1 리그컵 준우승 등 번번이 문턱에서 좌절했던 손흥민.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그가 15년 프로 커리어, 10년 토트넘 생활에서 처음으로 들어 올린 트로피였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팬들의 응원이 완벽한 퍼즐을 만들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제적 가치 토트넘 우승이 가져온 1000억 원대 수익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명예에 그치지 않는다. 구단은 우승 상금 2,100만 파운드(약 391억 원), 챔피언스리그 진출 보상금 1,590만 파운드(약 296억 원), 조별리그 및 토너먼트 성과금 등을 합쳐 최대 5,440만 파운드(약 1,013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스폰서십, 중계권, 브랜드 가치 상승 등 부가 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이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며, 구단의 재정적 안정과 글로벌 마케팅 파워도 크게 강화됐다. BBC 등 외신은 “토트넘의 우승은 단순한 유럽 2부 대회 제패를 넘어, 명예·상금·챔피언스리그 진출권·브랜드 가치 상승이 결합된 복합 효과”라고 평가했다.

 

팬과 동료, 그리고 구단이 인정한 ‘살아있는 레전드’

토트넘 공식 채널은 손흥민을 1972년·1984년 유럽대항전 우승 주장과 나란히 세우며 ‘41년 만에 최고의 주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골키퍼 비카리오 등 동료들도 “손흥민이야말로 이 트로피를 가장 간절히 기다려온 선수”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토트넘 팬들은 “마침내 우리의 주장, 우리의 SON이 해냈다”며 감격했고, 구단 역시 “유럽 메이저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한 첫 한국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손흥민의 태극기 세리머니를 공식 SNS에 올렸다.

 

https://youtu.be/KTFT6qihwM4?si=DBiHBtBrMvg3fSIN

토트넘과 손흥민, 그리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토트넘의 오랜 무관의 한을 풀어준, 그리고 손흥민의 커리어에 영원히 남을 결정적 순간이었다. DESK 라인의 마지막 주자로, 주장 완장을 차고 팀에 트로피를 선사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게 됐다.

 

그의 우승은 단순한 개인적 영광을 넘어, 구단의 경제적 도약과 브랜드 가치 상승, 그리고 한국 축구의 위상 강화라는 복합적 의미를 지닌다.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설’로, 그리고 유럽 축구사에 남을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리빙 레전드>

“우리가 해냈다. 정말 믿을 수 없다. 제가 이 팀에 남겠다고 거듭 이야기했던 이유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일을 해냈다. 우선 우승을 좀 즐기자.”
— 손흥민, 2025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인터뷰ㅡ

이제 토트넘과 손흥민의 이름은, 41년 만의 유럽 트로피와 함께 영원히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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