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웸블리 스타디움은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써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죽어도 선덜랜드(Sunderland ’Til I Die)’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덜랜드 AFC가 9 시즌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확정 지은 것이다. 연속 강등의 아픔, 3부 리그까지 추락했던 현실, 그리고 팬들의 눈물과 열정이 교차했던 지난 시간. 이 모든 과정은 다큐멘터리로 생생히 기록됐고, 2025년의 승격은 그 서사의 완벽한 반전이 됐다.
‘죽어도 선덜랜드’의 현실판 <승격까지의 여정>
과거의 상처와 다큐멘터리의 인기
‘죽어도 선덜랜드’는 2부리그(챔피언십)와 3부 리그(리그 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선덜랜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시즌1은 2부 리그에서 시작해 연속 강등의 아픔을, 시즌2는 3부 리그에서 다시 2부 리그로 올라가기 위한 처절한 도전을 다뤘다. 선수 영입 실패, 주축 선수의 이탈, 경영진의 고민,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노동자 출신 팬들의 뜨거운 애정이 이 다큐의 핵심이었다.
2024/25 시즌, 반전의 시작
2024년 여름, 구단은 프랑스 리그1 로리앙에서 12년간 지도력을 쌓은 레지 르 브리스(Regis Le Bris) 감독을 선임하며 변화를 택했다. 르 브리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전략적 선수 기용과 조직력 강화에 집중했다. 시즌 초반은 불안했지만, 중반 이후 팀은 점점 상승세를 탔다.
챔피언십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친 선덜랜드는 플레이오프에서 코번트리 시티를 극적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강호 셰필드 유나이티드. 선덜랜드는 경기 초반 실점했으나, 후반 76분 엘리에제르 마옌다의 동점골,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96분, 19세 유망주 톰 왓슨의 극장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 극적인 승리는 9년 만의 EPL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https://youtu.be/4Fy8Ff00WXA?si=8pbibqgDxzWNv25k
주요 선수와 감독, 그리고 팬들의 열정
핵심 선수 현황
- 엘리에제르 마옌다(Eliezer Mayenda) 플레이오프 결승 동점골의 주인공이자, 올 시즌 팀의 공격을 이끈 핵심 스트라이커.
- 톰 왓슨(Tom Watson): 19세의 유망주로 결승 극장골을 터뜨리며 승격의 아이콘이 됐다. 시즌 후 브라이턴 이적이 예정되어 있지만, 그의 골은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 조브 벨링엄(Jobe Bellingham): 미드필드의 중심이자, 팀의 에이스로 성장 중.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과 득점력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쥬드 벨링엄 동생)
- 크리스 리그(Chris Rigg): 1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팀의 미래로 평가받는다.
감독 - 레지 르 브리스(Regis Le Bris)
르 브리스 감독은 기존의 경험 많은 선수 의존에서 벗어나, 젊고 역동적인 스쿼드를 구축했다. 전술적 유연성과 선수단의 잠재력 극대화, 그리고 팬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리더십으로 승격의 주역이 됐다.
팬들의 열정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선덜랜드 팬들은 영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열정과 충성심을 자랑한다. 2025년 플레이오프 결승전에는 9만 명의 팬이 웸블리를 가득 메웠고, 경기 후 런던 시내는 붉은색과 흰색의 물결로 뒤덮였다. 팬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응원하며, 승격의 순간에는 거리에서 축제를 벌였다.
2025-26 EPL 시즌 전망 기대와 현실
이적시장과 전력 보강
승격 직후 선덜랜드는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부족한 스쿼드를 보강하기 위해 활발한 이적시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약스의 조던 헨더슨, 본머스에서 임대 활약한 크리스 메팜, 모나코의 윌프리드 싱고, 그리고 임대생 엔조 르 페의 완전 영입 등이 주요 타깃이다.하지만 톰 왓슨 등 주축 유망주의 이탈도 있어, 전력 유지와 보강이 동시에 요구된다.
팬과 전문가, 그리고 데이터의 전망
현실은 냉정하다. EPL 복귀 첫 시즌, 선덜랜드는 강등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주요 베팅업체와 슈퍼컴퓨터 예측 모두 선덜랜드를 20위(최하위)로 전망, 승점 28점 내외로 강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팬 투표 역시 ‘강등은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성공적 보강과 팬들의 열정, 그리고 조직력의 힘이 결집된다면 ‘이변’도 가능하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있다.
마치며 ‘죽어도 선덜랜드’의 새로운 챕터
‘죽어도 선덜랜드’ 다큐멘터리는 실패와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스포츠의 의미를 보여줬다. 2025년 승격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보상이고, 구단에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EPL에서의 생존은 쉽지 않겠지만, 선덜랜드는 다시 한번 ‘기적’을 꿈꾼다. 그리고 그 과정은 또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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